M&A를 바라보는 입장에서 무엇인가 대단한 일과 스토리가 있지 않을까 상상한다. 특히 상장시장과 관련된 M&A라면 엄청난 부의 축적과 미래 성장의 기대를 갖는 것도 사실이다. 자본시장에서 사모펀드(private equity)를 만들어 기업을 인수하고, 합병과 조정을 통해서 더 나은 경영을 도모하는 것이 목표인 것처럼 이야기를 듣는다. 그러나 내가 우연히 경험한 1번의 M&A와 1번의 기업매각을 보면 마(魔)가 붙은 일이란 생각을 할 때가 있고, 그것을 업으로 먹고사는 사람들의 겉과 속의 삶이 행복하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성공적인 사례에 대한 희망과 그 표본의 확률이 꼭 비례한다는 원칙은 존재하기 않기 때문이다. 시장의 표본 범위를 이해해야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속담에 눈감으면 코 베어간다는 말이 있다면, 기업매각과 자본시장의 거래를 보면 눈 뜨고 있는데 코를 잡고 베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생각을 한다. 스스로 블루 컬러적인 사고를 많이 갖고 있는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런 일을 피하고 위험을 줄이려면 기업 스스로 더 높은 가치를 실현하는 방법이 가장 좋다.
말은 M&A, 인수 합병이라고 표현하지만 결국 무엇을 사려고 하고, 얼마에 팔렸는가의 문제다. 전화기를 살 때, 자신에게 필요한 기능의 성능, 선호 브랜드와 운영체계, 액정의 크기, 디자인과 색상, 예산의 범위를 고려한다. 우리 머릿속에 이런 복잡 다양한 생각들이 모여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다. M&A란 기업이란 상품을 팔고 사는 것임으로, 상품의 특성에 따라 짚어봐야 할 부분이 다르다. 대단한 것 같지만 곰곰이 생각하면 말만 어렵지 인간이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많은 것들을 벗어나지 않는다. 결국엔 얼마에 사고팔까의 결과로 거래는 결정되기에 이것에만 관심을 갖다가 고객 불만처럼 약속이 다르다, 사기다 이런 말도 나온다.
저자의 말처럼 DCF를 통해서 미래의 현금창출을 현재의 가치로 할인하는 것은 예측이 어렵다 불가능하다. 나는 가능성과 실현 결과는 언제나 오차가 있고, 그 오차를 줄이는 노력이 인간이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정확한 계산이 가능하다면 우리는 내일을 고민하지 않고 살 수 있는 엄청난 기회를 찾은 셈이다. 주식시장에서 애널리스트의 리포트에 종종 나오는 DCF평가(사실, 하는 사람마다 다 다름)대로 기업을 매각하고 인수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주당수익을 이용한 PER, 주당 순자산가치를 이용한 PBR, 매출을 이용한 PSR이란 상대가치 평가는 결국 얼마큼 팔아서, 얼마를 벌고, 돈 되는 기업 재산이 얼마나 있냐는 말과 상통한다. 말이 어렵지 상식적으로 보면 부자냐? 겉은 부자인데 빚이 엄청 많냐? 지금 부자는 아닌데 매월 소득이 엄청나게 좋으냐? 이 말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우리가 원하는 희망 가격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최종적으로는 협상이고 그 협상에서 더 절실한 사람이 양보하게 된다. 기업 매각에서 평가는 청산가치에 가까운 것이 현실이다. 내 경험에서는 순순자산가치평가로 하고 사업 계약을 이유로 할증을 했었다. 책도 동일한 이야기를 한다. 기업 M&A 시장의 그림자도 더 잘 설명이 되었다면 왜 의견처럼 해야 하는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사고가 나는 경우라면 청산가치에 협상을 하더라도, 상장기업의 경우 주식으로 돈을 벌려는 마귀 떼들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정상적인 기업 운영의 결과가 아니라 주가조작, 가짜 호재로 쉽게 벌려는 마귀 떼들이 모이면 사고가 안나는 것이 더 이상한 일이다. 주식투자를 하며 기업을 알아보려는 노력 없이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 또한 존재하니 사람이 있는 한 방법은 조금씩 달라지겠지만 계속되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자격증이 있다고 지위가 높다고 도둑놈 심뽀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다 보니 도장 찍은 문서는 믿어도 사람은 믿지 않는다. 같이 일을 하는 것을 보며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일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경험의 과정에서 엄청 많이 배운 것도 사실이고, 폭삭 늙은 것도 사실이다. 기업을 경영한다면 한 번은 유사한 과정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100 원주고 샀는데 옆 가게에서 90원에 같은 물건을 판다면 대부분 기분이 나빠진다. 그러나 120원에 판다면 대부분 기분이 좋아진다. 본인이 의사결정하고 난 뒤 우리는 비교를 통해서 상대방이 선의가 아닌 사기, 속임수를 썼다고 생각한다. 아마 기업매각 후 가장 많은 분쟁은 사기가 아닐까 한다. 이런 이유로 엄청난 서류에 도장을 찍고 또 찍고를 계속하는지 모르겠다. 도장을 찍다 보면 변호사, 회계사, 법무사, 부동산중개사, 행정사 등등의 온갖 '사"짜 직업들이 몰려드는 것도 당연하다. 사채업자만 '사'자가 앞에 붙었으니 좀 다른 듯하다.
그럼 기업을 왜 매각하는가? 인수합병 상대방과 오간 대화다. 이 두 마디 사이에 엄청난 적막강산이 흘렀다.
"좋은 기업과 M&A를 하게 되어 감사합니다"
"S기업은 자식에게 승계를 못해서 난리잖아요? 다들 자식을 주지 못해서 난리인데 좋은 회사를 왜 팔아요?"
기업의 매각은 다양한 이유에서 벌어진다. 스스로 은퇴하려고 정리한다는 말을 하지만 승계가 어렵거나 경영할 역량이 안되기 때문이다. 황금알을 낳는 기업은 어떤 경우라도 나에게 유리하게 수수만년 운영되도록 바라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것을 못해서 문제일 뿐이다.
일부 현명한 사람들이 주식처럼 아주 높은 PER로 평가받는 시점에 그것이 필요한 시점의 사람에게 좋은 가격에 팔고 출구전략을 실현하는 경우가 있다. 내가 본 한 명은 그렇게 잘 살아가고 있고, 또 다른 사람은 넉넉하지만 출구전략이 아니라 뺑소니에 가까웠는지 세상의 한 귀퉁이에 살고 또 어떤 사람은 힛 앤드 런을 하다가 자빠져 재기가 어려운 사람도 봤다. 이렇게 자빠지면 세상에 민폐가 장난이 아니다. 법이 있어서 천만 다행인 줄 알고 살아야 하는 지경에 몰리게 된다. 그 현명한 사람이 내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내가 그 현명한 사람이라고 단정하는 사람들 중 현명한 결과를 도출한 사람은 본 적이 없다. 이런 경험이 내겐 항상 스스로 실력이 부족함을 걱정하는 걱정을 안고 살아가게 한다.
모든 판매자는 더 좋은 가격을 받고 싶어 하고, 모든 구매자는 더 낮은 가격에 좋은 물건을 사고 싶어 한다. 그 핵심을 보면 좋은 물건이 좋은 가격을 받는 것이다. 기업이란 상품도, 우리가 사는 물품과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M&A 상품인 기업은 어떻게 하면 좋은 가격의 기업이 될 수 있는가? 이것이 제일 중요하다. 나는 모르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게 안 하고, 하기 싫고 어떻데 재수 좋게 누군가에게 눈탱이 치듯 높은 가격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훨씬 크다. 반대편에서는 '모르겠고 일단 깎아'를 외치며 헐값에 사고 싶은 사람들이 존재할 뿐이다. 위에서 협상이 중요한 것은 누가 더 절실한지 아는 과정이다. 연애랑 다를 게 없다. 아쉬운 놈이 우물 파는 것일 뿐.
저자가 말하는 CBT도 마이클 포터의 "경쟁론", 피터 드러커의 "경영의 실제", 체스터 바너드의 "경영자의 역할", 벤저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와 "증권분석"등과 궤를 같이 한다. 경영이란 이름하에 성과를 내어 규모를 유지하고 수익을 창출할 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한 투자를 유지함으로 지속 가능한 경영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영업을 통해서 매출이 형성되고, 매출 대비 매출총이익과 영업이익률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판매관리비가 많이 든다면 또 다른 일이다. 수익이 중요하고, 수익의 규모가 훨씬 중요하다. 그러나 기술개발기업, 제조기업 등 사업의 형태에 따른 구조가 다르다. 나는 잘 만든 제품은 알아서 잘 팔리고, 서로 고만고만한 차이점을 갖은 제품은 마케팅과 영업을 하고, 아무나 만드는 제품은 그냥 싸게 만드는 것이 장땡이라고 생각한다. 영업이 잘해도 불량률이 높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시스템이 중요하고 서로 협력과 균형이 맞아야 한다.
작은 기업과 가게라면 최소한 동종 업종의 매출, 비용, 수익 구조를 파악해 보는 것이 좋다. 신용평가기업에서도 자료를 구할 수 있고, 외부감사(자산 100억?) 기업은 전자공시에서도 볼 수 있다. 그리고 내가 어떤 기업을 만들어갈 것인가를 아는 것이 아니라 실행하는 일이다. 이 책도 Part 2와 Part 3는 이 부분에 의견을 할당했다. 스스로에게 "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이며,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를 자문자답해야 할 필요가 있다.
기업은 지속 가능한 경영을 목표로 한다. 제갈량이 죽은 사마의를 세 번 이기고, 세종대왕이 떠난 뒤에도 우리가 한글을 사용한다. 지속 가능한 경영은 "내가 있어야만 하는 경영"이 아니라 "내가 없어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영"이 가능하도록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것이 시스템이고 오너리스크 헤지라고 생각한다. 이해를 못 하는 것이 아니라 경영을 하는 사람들이 그것을 수행하는 어려움이 존재한다. 게다가 주변의 불나방들이 자신들의 욕망을 위해 끊임없이 속삭이며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일을 같이 한다. 간신은 영화나 드라마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존재하고 이를 분별할 안목보다 이들을 이겨낼 이순신과 같은 실력이 훨씬 중요하다.
이렇게 조금씩 다듬어 간다면 분명 기업은 진일보하고 가치가 더 좋은 방향으로 이동한다. 그 말은 가격이 오르고, 가격이 오르는 이유를 기업 스스로 입증하고 설명할 수 있다는 말이다. 돈을 잘 버는 기업을 보면 사업모델, 수익창출 구조가 누가 봐도 쉽게 이해할 만큼 심플하다. 원래 돈을 어렵게 버는 사람들이 여기서, 저기로, 저기서 다시 요기로 그리고 또 무엇을 해서 어렵게 돈을 번다. 영화 속 사기 치는 놈들이 얼마나 복잡하게 머리를 쓰는지 알면 된다. 그 정성과 노력이면 정상적으로 무엇을 해도 성과를 낼 수 있다. 복잡하면 할수록 거래비용이 발생하고 수익은 떨어진다. 엄청나게 반짝이는 박스에 싸여 있다고 내용물이 황금이 아니다. 기업을 볼 때 사업모델과 수익이 적정한가? 그리고 이해가 잘 되는가가 중요하다. 내가 지금 운영하는 기업이 복잡하거나, 내가 인수하려는 기업이 도통 복잡해서 이해가 잘 안 된다면? 모르는 것은 안 하는 것이 훨씬 낫다. 사업, 기업, 업무도 다 마찬가지다.
첨언하면 말이 좋아 레버리지라고 말하지 결국 빚이다. 김우중이 '빚도 재산'이라는 명언을 남기고 실현하지 못했다. 레버리지의 옳고 그름은 좋은 판단과 실행력으로 결정되고, 그 실행력이 생산력으로 입증되어야 하는 일이다. 그 판단이 실패할 때의 출구전략도 실행 전에 고려되어야 한다. "빚으로 소도 잡는다"라는 속담이 아니라 실패할 경우에도 감당할 범위로 운영하는 지혜가 기업 경영에는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재무적으로 잘 확인해야 한다. EVITDA를 잘 이해한다면 워런 버핏의 말을 잘 경청할 필요가 있다. 전자제품의 진행성 불량(사용하면서 불량 증상의 정도가 커지는 것)처럼 기업을 샀는데 뭔가 암울한 그림자가 점점 커지며 덮쳐온다면 이건 큰 문제다. 게다가 도장도 찍었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가 삶을 운영하는 일에도 똑같은 사고가 필요하다. 그 관점을 갖고 책을 읽으면 저자가 많은 살마들에게 희망과 도전을 응원하는 일이란 것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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