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과 인간의 역사, 그 다음은?
금, 종이, 자석, 비단, 도자기, 강철, 고무, 알루미늄, 플라스틱, 실리콘, 콜라겐, 탄산칼슘 그리고 재료공학에 적용하는 AI와 이의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담겼다. 화학 수업이 엄청나게 싫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주기율표를 무조건 외워오라는 말이 "뭐라는 겨?"정도로 해석되었으니 당연히 수업 첫날부터 튼튼한 몸을 활용한 다양한 타격음 체험실험을 했었다. 당연히 성과가 좋을 수 없었다. 그런데 기이하게도 우리 집주인님은 화학전공이다. 병원 검진 결과를 보면 알 수 없는 알파벳과 숫자의 의미는 기준이 있어야 겨우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한다. 내 검진표를 들고, 이러면 문제가 있다고 혼자 궁시렁거리는 주인님을 보면 신기한 것도 사실이다. 이 책에서 잠깐 주기율표의 구조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닥치고 외..
2019. 6. 29.
점, 선, 면, 공간, 이야기, 삶
출장 중 읽어 보겠냐는 권유를 받았다. 그래 보겠노라고 답신했다. 김정운 교수의 책, 여섯 권을 본 것 같다. 이번에 본 책이 가장 편안하게 읽힌다. 그만의 스타일과 유머가 남아 있지만, 분위기가 다르다. 아동 심리학과 여성 심리학은 존재하고, 남성 심리학이 없는 이유가 아이와 남자는 차이가 없기 때문이라는 말은 한 편으로 옳다. 그러나 큰 아이들은 기분이 나쁘다. 그의 책을 보면서 공감이 가는 것은 유려한 독일어나 심리학에 대한 지식은 아니다. 큰 남자아이들이 세상을 살아가며 느낄 수 있는 감정, 생각, 호기심을 말하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한 십여 년 앞선 노인 양반(나이 들면 잘 삐진다) 형님들의 생활을 읽는 것이다. 똑같다고 할 수 없지만, 애들이 하는 일이란 공통점이 있기 마련이다. 일본에 간다는..
2019. 6. 22.
左傳 - 역사를 통해 인간이 걸어갈 길을 보다
30대 초반에 처음 논어를 읽기 시작했다. 불혹을 맞이할 시점에 논어를 다시 보며 맹자, 중용, 도덕경을 읽기 시작했다. 내가 삶에 즉시 사용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끌렸다. 읽은 내용을 다 기억하지 못한다. 그 깊은 뜻을 다 깨우쳤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책장 한 켠을 차지한 동양고전 책을 보면 왠지 뿌듯함은 있다. 잘 모르며, 쌓여있는 책을 보고 흐뭇한 나를 보면 바보같아 보이지만 기분이 좋은 것은 사실이다. 사기, 열국지, 순자, 주역, 손자병법, 한비자, 장자, 귀곡자의 책이 있다는 사실의 즐거움은 우스꽝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내 몸 어딘가에 조금씩 그 글귀들의 흔적이 남아 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있다. 이 책을 읽고 느낀 좋은 점은 기원전의 이야기인데 세상을 바라보면 현재에 똑같은..
2019. 6.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