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P 17] 홀로 걷고 있는 사람을 위로해주는 노래 - 슈베르트 [겨울 나그네]
기억조차 하기 싫은, 원치 않는 이별을 했네 한 해가 저무는 겨울, 춥고 쌀쌀한 날, 어딘가 정처 없이 떠도는 방랑객을 떠올리게 하는 ‘겨울 나그네’는 쓸쓸함과 고독의 상징이다. PC 통신, 혹은 인터넷 아이디로 종종 만나게 되는 아이디 ‘겨울 나그네’님들은 남자였는데, 그 아이디를 택한 이유를 물어보면, ‘고독, 쓸쓸, 방황’을 연상시킨다거나, ‘있어 보인다’고 대답했다. “그대와 앉았던 그 날 그 자리는/ 기쁨과 슬픔 모두 버리고/ 사랑 이루지 못한 채 /하얀 겨울 속으로 음음~” 사랑의 슬픔을 구성진 목소리로 뽑아 올리는 가수 심수봉의 노래 제목도, “우린 기억조차 하기 싫은 이별을 했어/ 원치 않은 그런 이별을/ 하지만 그땐 붙잡을 순 없었지.”라고 흐느끼던 터보의 노래 제목도 다. 세 남녀의 ‘..
2013. 9. 7.
평생 잊을 수 없는 것들에 관하여 - [드보르작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한번 가보면 잊히지 않는 도시, 프라하 전 세계에 수많은 나라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체코는 내가 손에 꼽을 만큼 좋아하는 도시다. 매년 여행을 떠날 때마다 새로운 나라의 호기심이 나를 자극하지만, 체코에 대한 그리움도 대단히 커서, 새로운 나라를 여행할지, 다시 체코에 다녀올지 한번은 꼭 고민하게 된다. 체코는 오래 시간을 두고 천천히 여행할수록 좋은 도시다. 그림 같은 빨간 지붕. 강을 따라 아기자기하게 어우러져 있는 집. 동네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트램, 해 질 녘, 한밤중, 새벽마다 얼굴을 달리하는 까를교, 맛있는 음식과 더 맛있는 맥주까지. 체코는 그대로 일 년이고 이년이고 살아도 좋겠다 싶은 여행지 중의 하나다. 그렇게 프라하에서 일상 같은 여행을 즐기고, 근처 오스트리아 빈으로 넘어갔는데, ..
2013. 7.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