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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듣기 (音)122

[STEP 12] 클래식계의 코스모폴리탄, 헨델을 아시나요 - 헨델 [메시아] 많이 닮았고, 많이 달랐던 헨델과 바흐 헨델의 이름을 듣자 바흐가 떠올랐다. 지난번, 바흐의 을 들으면서, 바흐를 음악의 아버지라고 소개할 때, 헨델의 이름을 언급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다. 헨델은 음악의 어머니로 불리는 음악가다. 1685년 같은 해, 같은 국가에서 태어난 이 둘의 특별한 인연 덕분에, 헨델을 이야기할 때도 바흐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다. ([STEP 8] 바흐, 보러 가기-http://ch.yes24.com/Article/View/22208) 헨델은 내게 이름만으로 존재하는 음악가지만, 바흐는 나에게 음악으로 기억되는 작곡가다. 문학이나 영화에서도 곡 제목으로, 혹은 한 소절로 접한 적이 있어서, 음악의 어머니보다 아버지가 유명하구나, 생각했다. 하지만 여덟 번째 미션에서 ‘흥부 .. 2013. 7. 12.
베토벤이 가장 행복했던 시절에 쓴 ‘슬픈 노래’ - [피아노 소나타 8번 c단조 op.13 ‘비창] “나는 베토벤과 영원히 함께 살아갈 것이다.” 피아니스트 알프레트 브렌델(82)이 40대 시절에 어떤 인터뷰에서 했던 말입니다. 당시의 브렌델은 이미 베토벤 소나타 전곡을 완주한 뒤였습니다. 그래서 음반회사와 하이든의 소나타를 차기작으로 녹음하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던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이 피아니스트에게 최고의 음악은 언제나 베토벤이었나 봅니다. 브렌델은 그냥 입에서 나오는 대로 대충 말하는 사람이 아니지요. 그는 같은 인터뷰에서 이런 말도 합니다. “나는 지금 40대이지만 아직도 배우고 익혀야 할 것들이 무궁무진하다. (중략) 나는 언제나 베토벤의 작품에서 새로운 신비를 발견하며, 이러한 발견은 계속 이뤄져야 한다. 내가 만약 베토벤의 총체성을 성취했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처럼 슬픈 일도 없을 것 .. 2013. 7. 9.
[STEP 11] 비가 오는 날이면 떠오르는 클래식 - 슈베르트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슈베르트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들 만약 어떤 사람이 내가 쓴 글이나 만든 영화 따위는 한 번 쳐다보지도 않은 채로, “김수영? 음, 그 왈가닥 여자애?”라고 (내가 가진 백 가지 특징 중에 그저 그런 한 가지 특징으로) 기억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생각해보니, 그런 경험이 있다. 슈베르트를 생각하다 보니, 아주 오래 전 해묵은 기억까지 떠오르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담임 선생님은 반 아이들에게 종이를 돌리며, 서로에 대한 인상평을 한 마디씩 쓰라고 했다. 그걸로 학급 문집을 만든다고 했다. 짓궂은 내 짝꿍은 엉뚱하게도 내 이름 옆에 ‘욕쟁이’라고 썼다. 장난치지 말라고 아웅다웅했지만, 종이는 그렇게 넘어갔다. 그 밑에 댓글 달리듯, 이런 글들이 따라붙었다. 인상평 따위는 안드로메다로 날아갔다.. 2013. 7. 5.
아프리카의 대자연만큼 아름다웠던 두 남녀의 사랑, 음악 말년의 모차르트, 그래봤자 30대 초반이 조금 넘은 모차르트가 각별히 관심을 가졌던 악기로 클라리넷을 빼놓을 수 없다는 이야기는 지난번에 했습니다. 그가 왜 클라리넷을 사랑하게 됐고, 그래서 무슨 곡을 작곡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지난 6월 3일자 에 게재돼 있습니다. 사회적으로는 악기의 개량과 발전에 영향을 받았고, 개인적으로는 클라리넷 연주자였던 안톤 슈타틀러(1753~1812)와의 우정이 계기였다는 내용을 전해 드렸습니다. 잠시 클릭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그가 클라리넷을 위해 남긴, 아울러 자신의 “좋은 친구”였던 슈타틀러를 위해 작곡한 또 하나의 걸작 를 듣겠습니다. 아시다시피 이 곡은 한 편의 영화 때문에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엘비라 마디간’이라는 별명으.. 2013. 7. 3.
내 생애 마지막 협주곡 - 하이든 [트럼펫 협주곡 E플랫장조] 시원한 음악이 필요한 때입니다. 뭐가 있을까요? 일단 떠오르는 곡이 드보르작의 교향곡 8번입니다. ‘신세계로부터’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교향곡 9번보다 유명세는 덜하지만, 4악장에서 터져 나오는 트럼펫 연주가 분수의 물줄기처럼 시원합니다. 하지만 이 곡은 다음에 듣겠습니다. 당분간 바흐에서 베토벤까지의 음악에 주로 집중할 계획입니다. 하이든(Joseph Haydn) [출처: 위키피디아] 오늘 고른 음악은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 E플랫장조’입니다. 역시 트럼펫 음악입니다. 이 곡은 하이든의 다음 세대 작곡가인 요한 네포무크 훔멜(Hummel, 1778~1837년)의 곡과 더불어 트럼펫 협주곡의 대표적인 걸작으로 손꼽힙니다. 하이든의 곡이 독주 파트에서 고음역이 활약이 두드러지는 것에 비해, 훔멜의 곡은 저.. 2013. 6. 28.
국왕에게 잘 보이기 위해 템즈 강에서 초연했다? - 헨델, 수상음악(Water Music, HWV 348~350) 우연의 일치이겠지만 바로크 시대를 수놓았던 세 명의 거장이 동갑내기입니다. 바로 바흐와 헨델, 그리고 이탈리아 태생의 하프시코드 명인이었던 도메니코 스카를라티입니다. 세 명은 모두 1685년에 태어났습니다. 바흐는 평생 독일을 떠나지 않았지만, 알려져 있다시피 헨델은 20대 중반에 런던에 정착해 40대 초반이었던 1727년에 아예 영국인으로 귀화했지요. 나폴리에서 태어난 스카를라티는 로마에서 활약하다가 포르투갈 리스본의 궁정 하프시코드 연주자이자 공주의 음악선생으로 살았습니다. 훗날 그 공주가 스페인의 페르디난드 4세와 결혼해 왕비가 되자 자신도 스페인 궁정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결국 마드리드에서 타계하지요. 에 바흐는 여러 차례 등장했습니다. 한데 게오르그 프리드리히 헨델(1685~1759)은 아직 얼굴.. 2013. 6. 20.
스윙재즈, 인종차별의 역사 금주법 시대에 문을 연 코튼 클럽(Cotton Club)은 미국 할렘가에 있는 유명한 백인 전용 재즈 클럽으로 재즈사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1930년대 경제 공황 당시 코튼 클럽은 밤늦게까지 춤을 추는 미국 백인 상류층들로 항상 붐볐다. 그리고 춤추기에 제격인 스윙재즈가 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재즈피아니스트이자 밴드리더인 듀크 엘링턴((Duke Ellington)이 명성을 얻게 된 것도 코튼 클럽에 출연하면서부터였다. 그는 세련되면서도 재즈의 흥취를 잘 살린 오케스트라 음악으로 부유한 백인 손님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드디어 듀크 엘링턴의 ‘재즈 오케스트라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비록 백인 전용 클럽에서 50여 년간 귀족적인 음악을 연주한 듀크 엘링턴이지만 그 역시 흑인이었다. 하지만 .. 2013. 6. 13.
교향곡에서 인간의 목소리를 처음으로 사용하다 - 베토벤, [교향곡 9번 d단조 op.125] 합창 철학자 에릭 호퍼(1902∼1983)를 아시는지요? ‘길 위의 철학자’로 불렸던 미국의 인문학자입니다. 학교라고는 문턱도 밟아보지 못했던, 그야말로 독학의 철학자입니다. 그에게 학교란 다름 아닌 ‘책’이었지요. 부두노동자, 벌목꾼 등으로 일하면서 읽고 썼습니다. 이 정도는 돼야 ‘무학의 통찰’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을 겁니다. 철학자로 명성을 얻었던 계기는 1951년 펴냈던 『맹신자들』(The true believer)이라는 저서였지요. 당시의 세계는 2차 세계대전과 나치즘의 충격을 채 지우지 못하고 있었고 미국과 소련을 주축으로 냉전 체제가 막 형성되고 있던 차였습니다. 쉰 살의 부두노동자였던 호퍼는 이 책으로 단숨에 명성을 얻습니다. 그는 이 책에서 “광신적 기독교 신자, 광신적 이슬람교 신자, .. 2013. 6. 12.
인간의 희로애락을 매력적으로 표현해내다 - 모차르트, 클라리넷 5중주 A장조 K.581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출처: 위키피디아] 작곡가들도 자신이 특별히 좋아하는 악기가 있습니다. 특히 말년의 모차르트가 사랑했던 악기로는 클라리넷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물론 말년이라고 해봤자 30대 초반이 겨우 넘은 나이였지요. 오스트리아 빈에서 생애의 마지막에 들어섰던 모차르트는 클라리넷을 주인공으로 삼은 5중주곡을 1789년에 작곡했습니다. 또 그로부터 2년 뒤에, 그러니까 세상을 떠난 해였던 1891년에는 클라리넷 협주곡을 한 편 완성하지요. 두 곡 모두 걸작입니다. 클라리넷의 매우 중요한 레퍼토리로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악 음악의 발전은 악기의 발전과 궤를 같이합니다. 작곡가들도 악기의 개량과 발전에 자극과 영감을 받아서 작곡에 손을 대는.. 2013. 6. 11.
[STEP 7] 올 여름에 꼭 다시 들어봐야 할 클래식 - 비발디 [사계] ‘이런’ , 들어봤어? 음악이 각인시키는 힘은 꽤 크다. OST를 들을 때면, 그 음악을 들으며 봤던 장면이 눈앞에 선하게 떠오르고, 어떤 음악을 들을 때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어떤 사람은, 어떤 장면은 음악 한 곡으로 남는다. 그런 기억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음반을 선물하는 데에는, 그 음악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얘기다. 반면, 이런 경우도 있다. 너무 강렬한 이미지, 혹은 인상 때문에 그 음악을 제대로 듣지 못할 때가 있다. 내겐 비발디의 가 그런 음악이었다. 80년대, 내가 어렸을 때 집에 전자시계가 하나 있었는데, 매 정시가 되면, 사계의 ‘봄’이 전자음으로 시끄럽게 울려 퍼졌다. 첫 소절만 울리면, 자동반사적으로 손을 내밀어 껐다. 게다가 지하철에서 방송이 나올 때 B.. 2013. 6. 9.
재즈는 영원히 늙지 않는다. 브라보! - 영화 [브라보 재즈 라이프>] “2007년 홍덕표 선생이 세상을 떠났다. 이듬해 여름 드러머 최세진 선생이 세상을 떠났고, 얼마 전 트럼페터 강대관 선생의 은퇴 무대가 있었다.”-영화 중에서 사실 이 작품은 영화라기보다는 다큐멘터리라고 해야 맞다. 재즈칼럼니스트 남무성이 직접 감독을 맡았고, 다큐멘터리 방식이라 영화 같은 재미는 없지만, 재즈 마니아가 아니라도 한번쯤 보는 걸 추천한다. 예전보다 좋아지긴 했지만 재즈의 불모지인 한국에서 힘들게 재즈의 끈을 이어온 분들을 직접 만나 본 것 같은 감동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친절한 설명을 곁들인 연주회에 온 기분이다. 등장인물 소개를 좀 해볼까. 우연히 재즈를 알고 나서 그 매력에 빠져 연주비를 받으면 레코드를 사는데 모든 돈을 쏟아 붓는 바람에 부인이 집을 나가 버렸다는 퍼커션의 류.. 2013. 6. 9.
금주법과 재즈의 부흥 - 재즈 에이지(Jazz Age) 전쟁은 미국에도 많은 변화를 몰고 왔다. 대표적인 것이 1920년 1월 시행된 금주법이였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 시기는 역사적으로 술 판매량이 가장 많았다. ‘금단의 열매’는 언제나 달기 마련인가 보다. 밀주를 만들어 판매하는 조직적인 갱단이 극성을 부리고 무허가 술집이 난립했다. 이런 술집에서는 어김없이 재즈 공연이 밤새 열리곤 했다. 이 격동적인 금주법의 시대를 ‘재즈 에이지’라고 부른다. 뉴욕의 할렘가에는 뉴올리언스나 시카고에서 올라온 시골뜨기 재즈 연주자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그중 하나였던 루이 암스트롱의 출현은 대단한 반향을 불러왔다. 그가 뉴욕에 와서 처음 들어간 곳은 빅밴드 재즈와 스윙재즈 발전에 큰 영향을 끼친 플레처 핸더슨(Fletcher Handerson)의 밴드였다. 루이 암스트.. 2013.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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