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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출장 (行)

My own cuisine in the air & Films

by Khori(高麗) 2012.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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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편 비행기가 앞에 보이는 군요. 저녀석 이상의 급들에게서 받는 느낌은 "뚱뚱하다"입니다. 어려서 멋진 비행기는 초고속으로 날아다니는 콩코드때무이겠죠. 이젠 퇴역해서 파리공항에 그 멋진 자태를 뽐내고 있지만. 그래도 돌아오는 길에 만나는 하늘색 비행기를 보면 마음이  더 풍족해지고, 벅차오르고 합니다. 행복해지기 때문이죠.



맥주를 두병이나 먹고 잘려고 탔더니, 이젠 메뉴가 3가지도 더 화려해 졌지만 그 흔하디 흔한 비빔밥을 골랐습니다. 사실 비행기 타면 예전엔 아무거나 잘 먹었는데, 이 싸구려 입이 갈쑤록 냉동건조식품같은 식단이 맘에 안듭니다. 그저 과일이나 먹고, 술은 예전보다 덜 먹고 말이죠.  제 기억에 가장 좋은 식단은 아침에 주던 녹차죽이 좋았는데, 이젠 없어져서 아쉬워요. 그 외에은 제 입가격을 말하듯 보통 출국편에서만 주는 삼각깁밥, 조각피자가 훨씬 더 맛있다고 생각합니다. 비지니스 라면도 사발에 담아주긴 하는데 비행기에서 최고는 다른 거죠.


맥주병 기억은 없고, 기분이 좋아질려면 식전 샴페인, 화이트 와인입니다. 식단은 초라하지만 화이트 화인이 왼쪽은 짠지와 참 안어울리네요. ㅎㅎ


스튜어디스에게 소심하게 라면한개 부탁했습니다. 친절하게 갖다주셔서..그리고 참기름과 고추장으로 즉석 야채비빔을 김치대용으로 도전. 그사이 물도 한잔 추가하고.


컵라면에 밥말아먹으니 비빔밥보다 10배는 맛있군요. 라면은 일본라멘도 있고 하지만 출장갈땐 컵라면이 짱입니다. 라면을 보면 눈물이란 생각도 들고, 즐거움이란 생각도 듭니다. 힘든 사람들에겐 한끼를 떼우는 최소비용의 식사, 또 달리 굶주린 사람에게 고향을 생각나게하는 음식..하여튼 감사하게 잘 먹었습니다. 


원래는 먹고 자야하는데, 출국때 다 보지 못한 영화를 쭈욱 보다보니 한국에 도착이네요.


★ ★ ★ ★ ★ 휴고 : 어린 소년 소녀보다 영화제작자, 감독, 배우의 멋진 할아버지 부부가 대단합니다. 전쟁이란 아픔과 그 속에 잊혀졌던 꿈을 다시 찾는 과정이 멋져요. 아주 잔잔한 영화입니다. 별 다섯개쯤 됩니다.


★ ★ ★ ★ ★ 마릴린먼로와 함께한 일주일 : 어른이 됬지만 항상 소녀같은 마릴린 먼로에 대한 이야기. 왜 그가 세상의 연인이었는지 생각해 봅니다. 런닝타임이 좀 짧지만 빨리지나가는..소품을 담당하던 아가씨 꼭 앰마왓슨같이 생겼어요. 별4개반정도


★ ★ 다크아워 : 아 왜 봤을까하는 생각이 아주 조금 들었으나..출장갔다온 러시아의 모습이 곳곳에 남아서 괜찮았어요. 보이지도 않는 외계인을 무찌르는..차라리 다른 재난영화나 외계인 침공영화를 권장합니다. 비행기에 있던 V를 다시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듯 합니다. 쥐를 낼름낼름 먹는 다이아나가 훨씬 무섭죠. 돈들인것 생각하면 별2개반정도.


★ ★ ★ ★ ★ 워 호스 : 스티븐 스필버그의 작품이라 골랐는데..감동은 좀 적어요. 말이 정말로 크면서 찍었다면 제작기간이 꽤 걸렸을꺼 같아요. 정말 똑똑한 Joy가 사람들이 잊고 있는걸 다시 깨우쳐줍니다. 마지막 100파운드를 불러 Joy를 산 할아버지가, 그에게 고삐를 넘겨주는 장면이 오래 기억될것 같습니다. 앞에서본 휴고처럼 전쟁은 너무나 많은 것들을 뺏어갑니다. 별네개반정도. 


★ ★ ★ ★ ★ 잘지내나요 청춘 : 비행기 타면 꼭 보는 것중 하나가 베스트극장이다. 드라마 안좋아하는데도 이걸 보는 이유는 좋은 책을 읽은 느낌이기 때문이다. 상업화로 분업과 외주가 되다보니, 베스트극장이 없어진것 같지만 형편없는 시청률에 급급한 방송사가 야박하다. 이건 완전 스테디프로그램아닌가? 모든 장르가 가능한 이런 것이 많이 생겼으면 한다. 아 물론 어렸을때 TV문학관은 좀 어렵긴했다.


잘 지내요 청춘은 백수 마동탁(김C), 배우지망생 용묵(김동안), 행시준비생 보리(김보경)이 주인공이다. 젊은이들의 고민과 사랑이 애뜻하고, 한명은 다시 도전하고, 한명은 조금씩 자가의 길을 찾아가고, 한명은 욕망을 줄여 행복해지는 모습이 아름답다. 


대사중간에 "차곡차곡 쌓이는게 뭔지 알아?" "그건 나이밖에 없어"라는 자문자답이 나온다. 그들에겐 좌절과 슬픔의 표현이지만 멋진 말일 수도 있다. 내가 하던것들이 이렇게 정갈하게 차곡차곡쌓이는게 있던가 ㅎㅎ 그래서 차곡차곡 잘 쌓아야하는게 나이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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