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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_예술 (冊)171

내려올 때 보았네 - 이윤기 산문집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신화를 읽지 않은 사람이 참 많다. 나도 몇 년전 익숙치 않은 이름들을 더듬거리며 읽었다. 그것 자체가 고역이었다. 그럴땐 아이들의 그리스 로마 신화 만화책을 보기도 했다. 신화를 통해서 읽어 가는 인간에 잠재된 이야기는 현재까지 이어진다. 그가 번역한 변신 이야기처럼 형태가 다르게 다가올 뿐이다. 고은 시인의 '그 꽃"이란 시를 제목으로 붙였다. 그리스인 조르바, 그리스 로마신화와 같은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 이윤기가 살아온 이야기와 일상이 담겼다. 동네 아저씨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 단어와 말을 알아가는 것과 그것이 권력이 된다는 그의 말이 좋다. 나의 노래를 부르듯 누군가에게 뽐내고 자랑이 아니라 나란 존재에 좀더 순수하고 솔직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가벼운 글.. 2018. 9. 10.
광장 - 최인훈 알 수 없는 나만의 밀실에서 벌어지는 무력감을 벗어나기 위해서 시작한 책 읽기다. 그런 오솔길을 따라서 지금은 7백 권에 가까운 책을 읽고, 근 3백 여편에 가까운 영화를 본 듯 하다. 그 길이 어떤 광장으로 이어질지 모르겠다. 또 나도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 그 과정에 있는 나는 잘 알지 못한다. 타인이란 거울을 통해서 이해할 수 밖에 없다. 이웃집에 들렀나가 써 있는 한 구절이 호기심을 끌었다. 나이가 들어갈 수록 내가 품고 있던 꿈이 무었이었는지, 어떤 꿈이었는지 생각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앞으로의 꿈이 무엇인지 막연하다. 앞으로 해야할 일, 가족을 살피고 미래를 준비하는 일과 꿈은 다르다. 꿈은 바램 그 자체다. 그런데 그런 바램이 적다는 것이 가끔 무력감을 준다. 그런 같은 생각의 문구는 나에게.. 2018. 8. 30.
민황 - 화자의 바람 세상에 성공한 혁명은 없다. 그러나 세상에 혁명이 멈춰선 일도 없다고 생각한다. 희망과 행복으로 지향하는 묵자의 겸애보다도 도덕경의 말씀처럼 세상은 공을 채우는 방향으로 움직이며 허상과 실상을 마주하기 때문이다. 실상과 허상의 경계에 빛이 있다는 책의 구절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보이는데로 보고 살아가며, 그 보이지 않는 허상의 실체를 찾기 위해서 삶은 꾸준히 움직인다. 그 사이에 도가 있지 않을까? 공자의 말씀이 도덕경에 반한다고 생각하지만 보완한다고 생각하면 보다 조화롭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더 더해진다. 정여립, 기축옥사의 이야기가 배경이 된다. 풍이라는 걸인이 반상의 차별이 있는 시대에 대동이라는 민초들의 희망을 안고 시대를 살아가는 이야기다. 역사에서도 논란이 있듯, 소설은 그러한 배경을 잘 담았.. 2018. 7. 8.
황혼의 기슭, 새벽의 하늘 완결편이라 아쉽다. 한편으로 내가 좋아하는 매트릭스, 스타워즈보다 훨씬 잘 구성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흥미로운 마블의 시리즈보다 그 이면에 담아내는 이야기가 현실적이다. 어떤 상징을 통한 단면보다는 사기나 동양고전의 고사처럼 구체적인 상황의 전개속에 사람이 사유하고, 결정하고, 선택하고, 실행하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보면 볼수록 작가가 이해하는 동양고전을 바탕으로 인간이 갖고 있는 여러가지 욕망, 욕망이 실현된 상태, 그것을 실현하는 사고등을 다채롭게 볼 수 있다. 딱딱한 경서보다 이런 판타지 소설이 그려내는 흥미로움이 고전의 맛을 품고 있다는 것이 좋다. 어떤 책을 읽고 그것에 심취하면 경향이 생긴다. 마니아, 전문가, 무슨 빠와 같이 표현될 수 있지만, 그것을 둘러싸고 서로 영향을 주는 다채로운 것.. 2018. 5. 22.
도남의 날개 - 십이국기 6 임금은 남면하고 신하는 북면한다. 중국이 남반구에 있었다면 북면한다로 바뀌었거나 남극이 북극이 되었을지 모른다. 중요한 것은 임금은 아래로 내려본다는 정신적 의미가 있다. 군림하는 자도 있지만 신하가 우러러본다는 이상을 지향한다면 임금에게는 그들을 세세히 들여다보고 또 전체를 위한 결정을 해야한다. 외로이 민주주의 다수결이란 원칙을 끊임없는 자신의 욕망과 이성의 충돌속에서 스스로 투쟁하는 직업일지 상상한다. 그런 자리를 위해서 날개를 펼친다는 것은 한편으로 큰 도전이다. 그 길이 순리와 천리에 맞다면 책의 표현대로 붕이 날개를 펼쳐오르는 일이다. 장자의 소요유편처럼 물고기 곤이 붕이뒤어 9만리를 나라오르는 것은 평범한 인물이 왕의 위치에 다다르는 것과 다를바 없다. 그래서 주인공인 슈쇼가 걸어가는 일에 .. 2018. 5. 17.
십이국기 7 - 화서의 꿈 화서화타라는 신물을 통해서 미래에 그려지는 세상을 예견할 수 있다. 화서의 꿈편에서는 흑기린이 이야기도, 6백년을 이어온 주국의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화서이 꿈이란 소제목처럼 남서쪽 주국의 이야기가 핵심이다. 누구나 이상을 품고, 도전하고 성취를 찾아간다. 동시에 실패하고, 다시 반복하고 또는 다른 길을 찾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너무 확실하고 단호한 의지는 큰 성과를 내기도 하지만 궁금적으로 오래가지 않는다. 인간에게 '절대'라는 말은 너무나 요원한 것이다. 그것에 동경과 비애가 함께 한다. 시쇼는 주국의 유능한 왕으로 등극했다. 자신이 그리는 확고한 이상을 꿈구고, 그 이상과 현실과의 간격이 벌어지고, 그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마지막으로 다다른 결론이 "책망은 일을 이루지 못한다"라는 평.. 2018. 5. 13.
히쇼의 새 - 십이국기 5 두 권밖에 남지 않은 책을 보며 처음으로 책 표지 안쪽의 작가 설명을 읽었다. 그러고 보면 나도 참 둔하다. 지금까지 읽고 있는 이야기를 보면 중국 고전의 이야기 단면을 본다는 생각을 했는데, 책의 설명에 중국 고대 사상을 바탕으로 열두 나라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한다. 히쇼의 새는 참 차분하다. 크게 높낮이가 없다. 왕이 등극하고, 법을 집행함으로 변화의 기로에 고민하고, 청초를 가꿔 자연의 조화를 유지한다. 그리고 전란에도 묵묵히 자신의 본분을 통해서 지치고 힘든 사람들이 돌아갈 수 있도록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특히 과거의 사람들이 살아가던 방식을 조금 상상해 볼 수 있는 마지막 두 에피소드가 더 다가온다. 현재의 편리하고 윤택한 과학기술은 인간의 바람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그리고.. 2018. 4. 22.
바람의 만리 여명의 하늘 (下) 내일 먼 길을 떠나야 한다. 한 달동안 비행기를 지구 한 바퀴 반을 타야 한다는 것은 고단한 일이다. 가족들과 식사를 하고 생일을 챙겨주지 못한 녀석에겐 용돈도 주고, 덤으로 다른 녀석에게도 용돈을 주었다. 가족이란 존재하는 것으로 의지가 된다. 책을 읽고 나니 문득 그런 생각이 난다. 바람의 만리 여명의 하늘이란 제목이 새삼스럽게 하이쿠처럼 운치가 있다. 세상의 풍파가 여러 곳에서 일어나고, 그 풍파의 시작과 끝은 바람처럼 세상이 곳곳에 연결되어 퍼져있다. 그러나 세상은 무엇이 차면 비우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그 비워진 자리는 다시 결핍의 자각과 채우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책이 송숙과 같은 것을 본 적이 없으나 마치 노자의 말처럼 무위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며, 세상이 도와 순리에 따라 잘 순.. 2018. 4. 9.
바람의 만리 여명의 하늘 (上) - 십이국기 4 이야기가 펼쳐져간다. 신화이 세계에 인간의 이야기를 넣어 풀어간다. 한편으로 기대하던 화려한 모습보다 읽어 갈수록 주인공들의 고민이 결국 인간의 고민이고, 현재 우리가 마주하는 고민이다. 가족을 버리고 누군가의 집으로 일하러 가는 사람이 다시 깊은 슬픔을 넘어 신화의 세계로 왔다. 스즈라는 인물은 낯선 곳의 의사소통, 문화, 외로움을 피할 곳을 찾는다. 그것을 등지고 반짝이는 출구와 같은 선인이 되어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지만 리요 밑에서의 고단한 삶과 선인이 되어도 돌아갈 수 없는 큰 장벽속에서 다시 고민한다. 마치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이것만 저것만을 찾아헤메는 것과 같다. 그리고 세이슈라는 신화 세계속의 버려진 아이를 통해서 어쩌면 자신의 마음속의 또 다른 자아를 보게 된다. 자기애와 현실을 보이는대.. 2018. 4. 7.
동의 해신 서의 창해 - 십이국기 3 십이국기 각 권이 하나의 옴니버스 이야기처럼 구성되어 있다. 동시에 모든 옴니버스 이야기가 하나로 연결되어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읽어 가면 왜 이 이야기가 나에게 관심을 끌어내는지 생각해 본다. 다른 한 가지 판타지 소설과 다른 점은 사람들의 심리적 묘사, 고뇌에 대한 상상력과 현실에서 마주하는 상황과의 적절성이다. 상황의 설명보다는 좀 더 깊이 있는 관점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봉래국이라고 불리는 현실이 신화의 세계와 교차하기 위해서 재난을 부르는 현상이 발생한다. 그리고 신화의 세계에서 기린이란 왕을 모시는 재상과 왕이 넘나들 수 있다. 신화의 세계에서는 재난이 발생하지만, 봉래국에도 재난이 생기는지 잘 모르겠다. 이 편에서는 안주국의 안왕과 안키라는 기린이 안주국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그린다. 불로.. 2018. 3. 31.
곰탕 1 처음 책 제목을 보며, 허영만의 식객처럼 맛을 찾아 과거로 돌아가는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했다. 길 어딘가에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 누군가 검찰에 가면 주 메뉴로 나오는 그 메뉴가 어떻게 소설의 제목이 될 수 있을까? 그 속에서 시간 여행이 섞이고, 시간 여행에 대한 대가가 남아 있다. 책을 읽기 시작하고 섬뜩했던 것은 과거로 돌아가는 이유다. 과거는 내가 걸어온 발자취이고 추억이다. 동시에 사람의 마음은 욕망을 채우는 방향으로 움직인다고 생각해왔다. 그래서 과거로 갈 수 있다면 하지 못한 일을 해본다던가? 복권이라도 사보겠다는 상상을 한다. 다시 할 수 없다는 것은 진한 아쉬움이다. 그런 아쉬움이 인간이 굴복해야 하는 시간에 대해서 시간여행이란 이야기를 하고 재미있어 하는 이유다. 그런데 어려서 기억.. 2018. 3. 24.
바람의 바다 미궁의 기슭 - 십이국기 2 아직도 3편은 서론에 불과하다. 긴 서론은 지루하기 마련인데 늦은 밤까지 보게된다. 최근 손에 날라온 3권의 책이 의무로 다가옴에도 계속 십이국기를 보는 매력와 나를 돌아본다. 스스로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며 읽어야 소설이 재미있다는데 나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 단지 소설에서 그려지는 신화속 생물들을 꿈에서라도 볼 수 있을까 상상해 본다. 나는 나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오롯한 나이지만 조연이라도 주인공들을 관찰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상상이 더 많다. 2편은 0편과 1편의 이야기를 연결해주는 좋은 고리다. 0편의 다카사토가 신화의 세계에서 자신의 존재가 다이키라 불리는 흑기린이라는 것과 진정한 기린이 되어가는 과정, 왕을 선택한다는 의미를 알아가는 과정이다. 동시에 1편의 요코가 경왕이 되는 과정, 경.. 2018.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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