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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_예술 (冊)166

'마지막', 결정적일 수 있지만 싫다 - 마지막 이야기 전달자 인상적인 표지가 아동문학상을 받았다는 표시보다 눈에 띈다. 사실 아동 문학상인지 몰랐다. 푸른빛의 기시감이 짙은 표시 속에 반쯤 온기가 도는 얼굴은 미묘하게 강한 인상을 준다. 인간에게 익숙한 이성과 감성의 구분일까? 표지에 끌려 주문한 책이 SF 장르에 아동 문학상을 받았다는 것을 주문 후에 알게 됐다. 어떤 이야기일까? 궁금증을 갖게 되었다. 전체 스토리의 구성이 표지만큼 인상적이지는 않다. 물리적인 시공간을 뛰어넘을 수 없지만 어쩔 수 없지 380년이란 시간을 뛰어넘어야 하는 상황이 재미있다. 모든 사라이 내일에 대한 불안감과 기대를 안고 산다. 그 감정에 따른 이성적 활동도 달라진다. 하지만 사람이 죽는다는 명제를 벗어나지 못한다. 시작하는 구절에도 사기꾼에 대한 구절이 나오는 것을 보며 이 책은.. 2022. 11. 1.
그림으로 사람을 이끌다 - 방구석 미술관 국립현대 미술관에서 전시하는 이중섭 컬렉션을 보려고 하는데, 예약이 쉽지 않다. 한 번은 시간을 내서 현장 예약을 하려고 했는데 4시간을 기다려야 해서 돌아왔다. 아직도 기다리는 중이다. 꼭 보고 싶은 이유는 그렇게 많은 이중섭 작품을 보기 어렵다는 사실이 하나, 또 다른 이유는 그의 이야기를 책으로 보며 아련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힘찬 황소의 그림이 가족을 위해 힘을 내야만 하는 모습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이번에 읽게 된 방구석 미술관은 재미있다. 약 200년에 걸친 현대 미술의 거장들과 그들의 이야기를 묶어 초보자들을 큐레이팅 한다. 미술의 지식의 습득이란 생각보단 아주 자연스럽다. 주제와 살아있는 이야기를 작품과 묶어 호기심과 즐거움을 준다. 화가의 배경지식을 이해하면 그들의 작품이 품고 있는 의미.. 2022. 10. 19.
천천히 봐야 자세히 볼 수 있고, 오래 보아야 정이 간다 - 가끔은, 느린 걸음 3 30년 전 테제베를 처음 타봤다. 어려서 순천까지 가는 11시간 완행열차를 기억하면 과학의 발전은 정말 편리하다. 700km에 가까운 거리를 4시간 조금 넘어서 데려다주는 기차를 타 본 경험이 훨씬 좋은가? 빠르다는 것을 제외하면 서로 장단점이 있다. 덜컹거리는 기차에 앉아 꼼지락거리는 손주에게 사이다랑 달걀도 까주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기차는 지루하고 엉덩이가 쑤시지만 오래 기억이 남는다. 한밤에 순천을 돌아 여수항이 보이는 모습은 지금도 이국적인 야경으로 남았다. 빠르고 편리한 테제베는 창문을 바라보다 속이 울렁거렸던 기억, 빨리 움직이는 무언가를 타봤다는 기억은 있는데 그 과정이 기억나지 않는다. 기억, 추억, 실력은 사용한 시간에 비례한다. 이것들이 새록새록 살아나려면 좀 더 멀리서도 보.. 2022. 7. 16.
죽기 전에 읽어보라고? 옘병, 여기서 읽다 간다 치워라 췟! -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The Midnight Library) 영화는 참 재미있는데, 소설은 여간해서 흥미를 갖지 못한다. 내가 생각하고, 상상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호기심이 아직 많다. 한 가지는 어느 지점부터 너무 전개되는 이야기가 잘 상상되기 때문일까? "노라는 앞에 여러 개의 문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나씩 통과할 때마다 모든 걸 남겨두고 갈 수 있도록" 이 문장을 보며 참 많은 상상을 하게 된다. 설치 예술작품으로 만들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저 문은 한쪽으로만 열리고, 닫히면 반대쪽에서 다시 열 수 없을 것 같다. 한 발 내딛으면 되돌아갈 수 없겠지? 지금까지 살아오며 수많은 가상의 문을 넘으며 내 머릿속과 마음에는 비우고 버리기보단 움푹 패인 지워지지 않는 낙서가 더 선명해 보이는 것 같다. 흐려져가는 추억도 있다. 그것이 내가 걸어온.. 2022. 7. 10.
분노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기적을 믿지 않는다 - 어느 날 뒤바뀐 삶, 설명서는 없음 우리 모두가 태어나 죽음이란 과정을 걸어가지만 그 중간은 선택이란 진부할 말보다 이야기로 가득 차있다는 말이 더 좋다. 인생의 이야기는 소설과 영화처럼 장르가 정말 다양하다. 어떤 이야기를 쓸 것인가는 정체성의 문제고, 어떻게 쓸 것인가는 매일매일의 난리 부르스처럼 요란하다. 세상이 내가 계획하고 생각하는 것처럼 움직이지도 않고, 내일은 경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릴 적 소아마비의 시절, 고관절 재활, 어린 시절 언니와 오리, 아빠가 함께 하는 이야기, 프리랜서와 알코올 중독, 반려견에 관한 이야기, 엄마와 관련된 많은 이야기가 나온다. 인생에 새로운 장르가 시작될 때, 나와 세상을 보는 관점이 조금씩 바뀐다. 경험하지 못한 것은 상상할 수 없지만, 작은 경험은 물리적 관점과 상상의 기제에 큰 영향을 .. 2022. 6. 15.
봄바람을 품고 나들이 - 김수영 디 에센셜 볕이 좋은 날 읍내에 사람 구경을 나갔다. 온화한 날씨가 볕이 좋은 날이라 실외에 마련된 자리가 붐빈다. 달콤한 딸기 라떼를 마시는 오후가 좋다. 저녁 늦게 또 다른 사람을 만나 피자에 맥주도 먹었으니 머릿속과 달리 참 즐거운 하루였다. 사람 구경을 약속한 한 서점에 들렀다. 초록색 인물화가 표지로 장식된 책 한 권이 눈길을 끈다. 가물가물한 기억이 읽은 것도 같고, 김수영 빨간색 표지만 기억이 난다. 자판을 두들겨보니 내가 읽었던 책은 '김수영을 위하여'라는 책이다. 그것도 블로그 이웃님이 읽고 전달해 줘서 읽었다. 살까 말까? 읍내 00 서점 단독 한정판? 아니지 하고 책을 내려두었다. 시집과 거리가 먼 나를 돌아보며 아니 아니 한 번 일단 사보자는 뚱딴지같은 생각이 든다. 봄바람을 품고 헤까닥 한건.. 2022. 3. 12.
내가 바라던 출구 확실해? 그런데 네 꿈은 뭐야? - 표지 뒷면에 출구 2 약속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무리해서 저녁에 다 읽고 잠들었다. 책을 읽는 내내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슬프다는 생각이 맴돈다. 거의 무표정해 보이는 인디나의 느낌, 게다가 읽다 보면 종종 남자인지 여자인지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시니컬할 거니 베커히, 항상 즐거워 보이는 이나고는 종종 우수에 젖은 느낌을 준다. 홀리가 그나마 즐거운 모습을 띄지만 2권까지 읽는 동안 웃음을 표현한 문장을 못 본 것 같다. 모든 등장인물이 슬픔, 소설 같은 자기만의 이야기를 갖고 있다. 세상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써가는 자신만의 이야기가 인생이다. 모두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은 욕망이 존재하는 이유다. 누가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길 바라는 것을 인지상정이란 말만큼 잘 표현할 것이 있을까? 그런 이유 때문일까? 작가는 "과.. 2021. 9. 11.
나뉜 듯 이어지는 세상 속에서 - 표지 뒷면에 출구 '표지 뒷면에 출구'라는 제목이 당연하게 읽혔다. 그러다 '어라'하는 느낌이 왔다. 라임도 나쁘지 않고 재미있네. 특히 책을 보면 반드시 들어서 뒤집어 볼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잘 기획된 이름이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 내용을 관통해 끝에 다다른다. 책을 다 읽고 덮는다고 생각하면 뒷면이 출구다. 그것을 읽고 내가 얻은 것들을 통해 출구이자 새로운 입구로 다다르는 의미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판타지 소설을 보면 지금 아버님들 세대가 열심히 읽던 무협지와 같은 역할로 이해될 때가 있다.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고, 마음속 인간이 상상하는 것이 가능한 세상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에 읽은 판타지 소설은 사실 아주 다른 느낌을 준다. '모조사회'로 그랬고, 이 책도 배경이 상상의 .. 2021. 9. 9.
Justice Man, What? - 저스티스 맨 이 책의 장르는 대체 무엇일까? 소설의 틀을 갖고 있지만 정의에 대한 철학적 논거를 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공포, 반감과 같은 감정에 대한 현상이 만들어 내는 일시적인 현상? 아니면 정의란 의미가 시대와 상황에 따라서 변화한다는 것일까? 이것도 아니면 동시대에 퍼져나가고 있는 사회현상을 통해서 인간에게 그래도 시대에 맞는 정의로움을 요구하는 것일까? 이도 저도 아니면 추리소설의 틀에 작가가 관찰하고 사고한 세상의 단면에 정의란 딱지를 붙여본 것일까?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최근 작품 '모조 사회'를 보면서 생각했지만 작가가 사회적 현상, 구조에 대한 관찰과 깊이가 있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저스티스 맨은 그 시작점에 있지 않을까? 인간이 정의라 말하고 그 의미를 정리하더라도 구현되는 방식은 .. 2021. 7. 6.
정신은 천 년을 넘어 흐른다 - 고구려 7 얼마 만에 나온 '고구려 7'인지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초반부의 창조리는 기억이 나는데 6권은 기억도 나지 않을 때에 나왔다. 그리고 조금씩 벌어지는 출간 간격이 참으로 밉다. 완결된 걸 봐야 한다는 생각으로 회귀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고구려 7은 태와 고구부(소수림왕)의 이야기는 참으로 신화적이다. 이어지는 고이련(고국양왕), 고담덕(광개토대왕)까지 절정부로 이어지는 역사의 간극에 작가의 상상력은 참으로 민족적이다. 그 시대를 살아낸 것도 아니고, 그 시대의 기록이 풍부한 것도 아니다. 그 시대의 유물이 많다 하더라고 해석과 고증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이 빈틈이 김진명이란 작가가 갖고 있는 생각과 상상, 바람을 듬뿍 담아 이야기를 풀어간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소설이지만 기록으로 .. 2021. 7. 4.
너는 네가 할 일을 하고, 나는 내가 할 일을 한다 - 모조사회 2 2편을 다 읽었다. 소감은 재미있다라는 말로 충분하지 않다. 세상의 구조를 관찰하고 이해해서, 공동체 사회라는 진보된 조직, 모조사회라는 하이어라키가 강력한 사회, 그리고 이 중간에 프레임속에서 뭔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식민사회를 소설속에서 구축했다. 그 세상이 유토피아인가? 디스토피아인가? 이건 참 어려운 논제가 된다. 매트릭스 애벌레같이 상상속에 살아가는 것이 좋은 사람도 있고, 또 다른 사회가 좋은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인간은 끊임없이 변덕스럽고 일관성이 없다. 인간이 갖고 있는 자유의지에 대한 위대함의 관점이 아니라 그 자유의지들이 만들어 내는 복잡다양한 일들에 대한 관점을 보면 사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 세상 살이라는 생각이 든다. 소설속에 나오는 인공지능이 창발적인 .. 2021. 7. 2.
자꾸 빠져든다...그래서...그런데...어떻게 됐어? - 모조사회(1) SF, 환타지라고 생각은 못했다. 이웃집에서 보고 제목이 아주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카트에 담아두었다 최근에 구매를 했는데 보려던 "고구려 7"은 건떠뛴 시간만큼 찬밥대우를 하게 됐다. 보통 대사에는 따옴표를 하는데 있고, 없는 곳이 의도적으로 있다. 도선우란 사람에 호기심이 생기는데 인터뷰 기사보다 사진속 인물이 조금 의외다. 패션은 그럭저럭 소설과 매칭이 되는 느낌에 똑똑하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생각보다 나이가 있어 보인다. 책속에서 언급되는 내용들을 보면 책의 주제와 별도로 미래 시대를 만들어갈 과학기술에 대한 학습을 많이 했다고 생각한다. 세상이 상상하는 방향으로 조금씩 옮겨가듯, 과학도 소설도 상상이란 공통어를 갖고 있다. 책을 읽다보면 매트릭스를 연상하는 부분이 있다. 내게 매트릭스는 화려한 영.. 2021.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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