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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연 (劇)442

택시운전자(2017) 은정이가 내 또래쯤 될것 같다. 오월 광주의 시간은 아주 먼 시간을 돌아서 내게 다가왔다. 불타는 광주 MBC와 혼란한 도시에서 전국체전을 알리는 을씨년스러운 길거리 조형물이 기억난다. 흐릿한 흑백텔레비전의 모습인데 선명한 명암을 남겼다. 섬뜩한 기억은 간첩이 와서 난리가 났다는 할머니의 이야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월남전에서 작은 아버지가 갖고 온 빨간색 라디오를 새벽부터 안고 사시던 할머니의 소식통은 박정희가 죽었을 때에도, 광주에서 난리가 났을 때에도 언제나 어김없이 소식을 날랐다. 그때 집안 어른들도 사람이 죽고 난리가 났다는 이야기를 소곤소곤 모여서 하곤 했다. 그곳에서 멀리 떨어진 대전에선 그랬다. 시간이 흘러 공부하고 놀기 바쁜 시절엔 한반도 방방곡곡이 한 여름 최루탄과 돌팔매질에 여념이 없었.. 2017. 8. 6.
군함도 류승완 감독의 베를린이 최근에 본 영화중 상당히 재미있었고, 베테랑도 나쁘지 않았다. 르와르 풍의 영화에서 다시 분단국가, 사회부조리 그리고 한일 역사의 상처를 소재로 한 영화까지 장르와 범위가 넓어진다. 그래서 베를린과 같은 마지막 장면의 깊은 여운이 있을까하는 기대를 갖게 한다. 영화를 보고난 소감은 스토리에서 조금 아쉽다. 너무 슬프고 아픈 역사적인 접근은 다큐멘터리와 같이 흥미를 떨어트릴 수 있다. 그렇다고 너무 많은 재미를 가미하면 '역사적 사실을 각색'했다는 말과 너무 멀어지게 된다. 민족주의를 강조하다보면 남녀의 사랑은 무시될 수 있고, 이를 강조하면 주제를 벗어나기 쉽다. 인간에 대한 존중과 사랑을 강조하며 신파가 될 수 있고, 비열한 현실속의 살아가는 모습만 보여주면 메세지가 약해보일 수.. 2017. 7. 30.
Life 사진전 주말 날도 더운데 큰 아이는 과외를 하고, 작은 녀석은 학원에 다녀온단다. 아저씨의 주말은 참으로 심심한데 덥기까지 한다. 피곤함을 달래려 휴식과 밀린 수면의 기회가 박탈되는 참담한 현실이다. 분주한 마나님이 도서관에 가냐는 말에 영혼없는 "응"이란 대답과 함께 얼마전에 얻은 표를 들고 예술의 전당에 가기로 했다. "To SEE LIFE, To SEE THE WORLD"라고 씌여진 슬로건이 인상적이다. LIFE 잡지의 특징과 identity를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티켓뒤의 멋진 금발의 모델이라고 상상했던 대상이 슈바이처 박사라는 사실만큼 신선하다. 표와 함께 받은 팜플렛에 똘망똘망한 아이들의 사진이 들어 있다. 이쁘기 그지 없다. 우리 아이들도 저런 때가 있었는데 벌써 많이 커버렸다. 사진의 아이들처.. 2017. 7. 29.
Dunkirk - 살아남는 것이 승리다 동남아시아 열대기후를 느끼는 날씨다. 휴가를 앞둔 더위는 고객들의 요구사항, 협력업체의 허술한 관리체계도 머리속에서 지우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간단하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기분이 든다. 저녁에 듣게된 팀원 친척의 좋지 못한 소식과 주말에 다녀온 장례식에 이어 이번주의 시작인 월요일도 "대체 왜?"라는 넋두리를 부른다. 무엇을 해도 머리속이 맑지 않을 때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낫다. 무작정 영화 한편을 예매했다. 앞으로 다가올 주에 야심차게 세운 계획은 군함도와 택시 운전사를 보고, Life사진전에 다녀올 생각이었다. 다시 뜸했던 독서도 책상에 시위하듯 쌓아놓고 한 여름 더위에 맞서보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이런 야심찬 계획보다 종종 계획없이 잠시 일상을 즐기는 재미도 나쁘진 않다. 동료와.. 2017. 7. 25.
박열 (2017) 극장에 들르면 포스터를 꼭 들고 온다. 수북하게 쌓여가는 포스터를 보면 스스로가 바보처럼 생각도 들지만,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한 번은 들여다보겠지라는 생각을 한다. 처음에 포스터를 보면서 류승범인줄 알았다. 자세히 보니 이제훈이다. 그가 보여준 캐릭터와 영화를 상상해 보면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내가 본 배우의 모습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박열이란 영화속에서 그가 하던 역할과 크게 변했는가라고 생각하면 그렇지 않다. 그를 둘러싼 많은 배역들과 역할, 배경이 그의 조금은 변화된 느낌을 갖게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느낌이다. 1900년대 초기의 아나키스트들은 한편의 자유주의자이기도 하다. 목적을 위해서 폭력성을 인정하지만, 과도한 이상주의자라는 생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이회영 같은 사람이 아나키.. 2017. 7. 16.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2016) 오랜만에 보는 설경구를 보면서 왠지 공공의 적 느낌이 난다. 화려한 액션보다는 과장되고 허풍이 섞인 웃음소리가 그의 어두운 캐릭터를 잘 포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르와르의 범죄 액션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다. 억눌린 무엇인가를 이를 통해서 대리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범죄와 같이 긴장되는 상황에서 주인공들의 심리와 행동을 통해서 사람들의 밑바닥 얹저리에 파편처럼 박혀있는 다양한 사고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각본을 쓰고 각색하는 감독의 머리속이 재미있는 것이다. "세상의 본질에 다가갈 수록 일찍 죽는다"는 말이 가장 인상적이다. 과도한 호기심은 언제나 죽음을 재촉하던 것이 인간의 역사였다. 사람이 분수에 맞춰서 살아가야 하는 이유지만, 강렬한 욕망과 호기심에서 자유롭기도 어렵다. 이런 이유로 .. 2017. 7. 16.
악녀 조조할인으로 보고 싶었던 영화를 골랐다. 정신없이 가면서 김밥을 한 줄 사먹었는데, 포스터의 모습이 첫 장면부터 묘하게 집중해서 보게 한다. 그리고 시작된 살인..아니 도살에 가깝다. 최민식의 망치씬만큼은 아니지만 액션캠처럼 도살의 대상을 보게 하는 시각적인 효과가 현실감보다는 잔인함을 돋보이게 한다. 영화에 담겨있는 이야기가 한맺히고, 가슴아픈 사연을 풀어가는 스토리라고 보긴 어렵다. 관점을 달리보면 불구대천 원수가 나를 기망하여 결국 처단하였다. 그 속에서 잠시 사랑이 여기 저기에 머물며 슬픈 흔적도 남겼다. 흥행으로 보면, 여성의 격렬한 액션과 남성을 제압하는 모습이 균형잡히지 않은 세상에 대해서 뭔가 말하는 듯도 하지만 크게 부각하기 어렵다. 여자가 한이 서리면 무섭다는 말이 훨씬 다가오기 때문이.. 2017. 6. 11.
노무현 입니다 같은 시대를 살아왔다. 어려서 518광주항쟁에 대한 청문회를 할머니가 틀어놓은 텔레비젼 때문에 항상 보게되었다. 더 어려서는 새벽에 할머니가 라디오를 듣고 대통령이 죽었다고 하시며 학교갈 손자를 챙기며 계속 혼자말을 하시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어려서의 작은 기억이 하나둘씩 잊혀가지만, 국회의원이 자신의 명패를 던졌던 텔레비젼의 모습은 아직도 기억한다. 그저 저 아저씨는 왜 화가나서 머리 벗겨진 대통령아저씨에게 마구 화를 내는지가 궁금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 텔레비젼의 정치인이 내가 사회에 나오고 얼마뒤 대통령 선거에 나왔다. 그리고 당선이란 사실과 그 사실속에 감추어진 이야기를 통해서 진실이 되어간다고 믿는다. 그가 대통령으로서 한 결과, 그 사실의 옳고 그름을 논쟁하는 것은 지금 무의미하다는 생.. 2017. 5. 28.
석조저택 살인사건 시사회의 행운을 마나님과 함께 하려고 했는데, 아이들 때문에 바쁘시단다. 결국 총각 후배 녀석이랑 둘이서 오붓하게 관람한 영화가 되었다. 시작부터 제작사 이름이 눈에 확 들어온다. "(주)영화사 다"라는 이름은 오래 기억될 것 같다. 간결하고, 유머러스하고, 인상적이다. 하지만 이 영화 스릴러물이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을 읽는 느낌을 받는다. 특히 재판과 스토리가 번갈아가면서 내레이션처럼 흘러가는 영화를 바라보면 상황의 변화에 따라 결말을 상상하게 된다. 결국 모든 카드는 나중에 알 수가 있지만, 시간의 순서 속에서 연속성 없이 나열되는 듯한 사건의 실마리를 맞춰가는 재미가 스릴러물의 묘미다. 그런 점에서는 꽤 괜찮다. 조금 아쉬운 면은 반전의 반전이 논리와 스토리에 비중이 많다 보니 영상과 음향.. 2017. 5. 5.
KA Show @ Las Vegas 지난번 출장에서는 운좋게 레고 전시회를 같이 해서 구경했다. 이번 출장에서는 전시회를 마치고 모두가 KA Show를 보게 되는 행운이 생겼다. 전시회라는 목표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일부는 운좋게 적음 금액이지만 슬롯머신에서 잭팟도 맞고 다들 즐겁게 출장을 마무리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듯 하다. Wynn Hotel에서 택시를 타고 빙빙 돌아가는 기사 아저씨가 얄밉기도 하지만 다들 너그럽다. 자동차가 나와서 하는 쇼라고 처음 온 사람들에게 농담을 던지는 사람들과 자동차가 무대에 어떻게 올라올까 상상하는 모습도 재미있다. Vegas 3대 show가 O, Le reve, Ka 세가지라고 하는데 하나도 본적이 없다. 원래는 시간을 내서 Wynn에서 하는 Le Reve는 day ticket이라도 사서 볼 계획이.. 2017. 4. 11.
Tretyakov Gallery (5) 2017. 4. 11.
Tretyakov Gallery (4) 2017.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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